가축

정착지 변두리에서 기르는 동물들입니다. 제 갈 길만 갈 뿐입니다.

소

햇살 비치는 들판의 온순한 가축. 묵직한 발굽과 넓적한 옆구리가 돋보이는 이 동물들은 초원과 숲, 해안 습지 전역에 서식한다. 낮에는 여행자들을 완전히 무시한 채 풀과 그늘만을 찾아 어슬렁거릴 뿐이다. 소는 돌진하거나 제 영역을 지키려 들지 않는다. 칼이나 화살에 맞더라도 그저 짧은 거리를 도망쳤다가 다시 안정을 찾는다. 라르질레드 같은 곳의 농부들은 폭풍우가 지나가거나 숲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에도 각자의 소유물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도록 털 색깔을 다양하게 교배하여 무리를 식별한다.

다른 개체: 황소, 송아지.

염소

탁 트인 야생의 억센 텃세 방목 동물. 툰드라와 사막, 해안 지대의 바람을 두터운 털가죽으로 견뎌내는 녀석들이다. 낮 동안 무리 지어 다니며 초원이나 타이가 일대를 제 영역으로 삼는다. 염소는 낯선 자를 보자마자 달려들지는 않는다. 경고하듯 어깨를 펴고 거리를 둔 채 버텨설 뿐이다. 너무 가까이 다가오거나 먼저 공격하는 자만이 녀석의 거센 들이받기 세례를 받게 된다. 피를 흘리면서도 물러서지 않기 때문에, 농부와 여행자들은 힘으로 녀석들을 쫓아내야만 한다.

다른 개체: 어미 염소, 새끼 염소.

돼지

정착지 외곽의 살진 가축. 숲 바닥과 초원, 습지, 사바나를 파헤치는 억센 털과 진흙투성이 옆구리가 특징이다. 낮에는 성벽 근처의 방목지를 거닐며 여행자나 경비병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는다. 살갗에 칼날이 닿아야만 기겁하여 짧게 펄쩍 뛰며 달아나 몸을 숨긴다. 농부들은 늑대나 그보다 더 끔찍한 것들에게 도둑맞지 않도록 마을 성문 가까이에 돼지를 둔다.

다른 개체: 새끼 돼지.

고래

드넓은 바다의 거대한 수생 포유류. 두터운 지방질의 옆구리와 따개비 덮인 가죽을 두른 이 온순한 거인들은 깊은 바다를 유영하며 크릴을 먹는다. 지나가는 배나 헤엄치는 사람들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고, 짐이나 목숨에는 관심도 없다는 듯 짠물 해류를 따라 천천히 이동을 이어간다. 작살에 꽂히더라도 맞서 싸우기보다는 고통을 피해 짧은 거리만을 달아날 뿐이다. 해안 정착지에서는 랜턴 기름과 도구용 뼈를 얻기 위해 이들을 귀하게 여기며, 녀석들의 뻔한 이동 경로는 겨울철 사냥의 표적이 된다.

다른 개체: 참고래.